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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by hyungz


#149 일상

20170701
1
주인아저씨와 마주보고 아침식사를 했다. 샐러드에 먹음직스럽게 구운 베이글을 내주셨다. 아저씨의 음악취향이 묘하다고 생각되었다. 가려고 나오니 어떻게 알고 개가 나와 펄쩍펄쩍 뛰었다. 가까이 가면 얌전히 앉아 고개를 들이민다. 머리를 쓰다듬으면 눈을 끔뻑끔뻑할 뿐이다. 쓰다듬는 것을 멈추면 또 펄쩍펄쩍 뛰어댄다. 갑자기 개의 표정이 어딘가 안쓰러워보였다. 주인아저씨께서 길을 친절히 설명해주셨고, 악수를 하고 나왔다.

2
버스를 타고 가다가 생각하는 정원이라는 곳에 내렸다. 분재로 꾸며놓은 정원이었다. 나무의 모습에서 인생의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글귀가 분재마다 써져있었다. 공감할 수 있는 것도 공감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처음엔 과연 나무의 입장에서 분재는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정원을 구경했으나 점점 자연스럽다는 것이 무엇인지 본질적인 물음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애초에 우리들이 분재와 비슷하게 커왔고, 아름다운 분재를 동경하며 커온 나무들 같았다.

3
이번 숙소도 게스트가 나뿐이었다. 그래도 이번엔 호스트 말고도 스탭이 3명있었다. 조금 허름해보이는 침대에 짐을 놓고 스탭들이랑 중국집에 가서 쟁반짜장을 먹었다. 조금 정신없어 보이는 동갑 여자아이, 차가워 보이는 누나, 루마니아에서 온 발렌타인. 누나가 오늘 쉬는 날이라고 해서 같이 다니기로 했다. 
발목 문신, 분홍빛 선글라스. 노란 히피펌이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쿨한 성격이지만 어느 정도는 쿨한 척하는, 생각보다 여린 사람이었다. 걸어 다닐 때는 항상 노래를 틀고 다녔다. 카페에선 여긴 머핀이 맛있다며 머핀을 사줬고, 집가는 길엔 제주도 막걸리가 맛있다며 막걸리를 사줬다. 말이 잘 통했고, 오늘 처음 만났지만 깊은 이야기들도 할 수 있었다. 숙소에 돌아가서 다른 스탭들도 함께 막걸리를 실컷 먹고 냉장고에 있던 술까지 모두 해치웠다. 주인 아주머니 몰래 라면까지 끓여먹고 나서야 난 침대에 가서 곯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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